아이가 아플 때, 약을 제대로 먹이는 것만큼이나 ‘약을 먹인 후’의 행동도 정말 중요하다는 거, 알고 계셨나요?
저도 약사이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야 이 작은 습관들이 약의 효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몸소 느끼고 있어요.
오늘은 아이에게 약을 먹인 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6가지 행동에 대해 알려드릴게요.
1. 약 먹고 바로 눕히기
약을 먹고 바로 눕히면 약물이 식도에 머물거나 역류할 수 있어요. 특히 항생제나 해열제 같은 약은 자극이 있을 수 있어 목이 아프거나 속이 불편할 수 있답니다.
가능하면 10~15분 정도는 상체를 세워서 안아주는 게 좋아요. 아이가 졸려 할 경우엔 상체를 살짝 높여 눕히는 것도 방법이에요.
2. 바로 물이나 음료 많이 마시게 하기
약 먹은 뒤 물을 많이 마시면 좋을 것 같지만, 오히려 약이 희석되어 흡수가 늦어질 수 있어요.
특히 공복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죠.
5~10분 후에 소량씩 물을 천천히 마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에요.
3. 단 음식(과일, 주스 등)으로 입가시기
아이 입에 약 맛이 남을까 봐 주스를 주거나 과일을 먹이는 경우 많죠?
하지만 특정 주스(특히 자몽주스)는 약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, 당분이 많으면 약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장내 환경을 흔들 수 있어요.
무설탕 요구르트나 미지근한 물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어요.
특히 약 먹을 때마다 과일이나 단 간식을 주는 습관은 장기적으로도 좋지 않아요.
4. 양치질 바로 하기
약 먹고 바로 양치시키는 경우도 많은데요,
특히 액상 약의 경우 입 안에 남은 성분이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,
양치를 바로 하면 오히려 구역질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어요.
15~20분 후에 가볍게 물로 헹군 후 양치하는 걸 권장해요.
5. 바로 토했다고 다시 먹이기
아이가 토를 했다고 같은 약을 그대로 다시 먹이면 위험할 수 있어요.
이미 일부 흡수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, 자칫하면 과량 복용이 됩니다.
이럴 땐 복용 시점과 토한 시점을 기억해 두시고
약국이나 병원에 꼭 문의하셔야 해요.
6. 효과 없다고 추가 약 임의로 주기
열이 안 떨어지거나 기침이 계속된다고
스스로 약을 더 추가해서 주는 건 매우 위험해요.
해열제(타이레놀, 모트린)는 최소 복용 간격이 있고,
같은 성분끼리는 겹치면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.
번갈아 줄 경우엔 반드시 복용 시간표를 적어가며 관리하세요.
예:
12시 타이레놀
4시 모트린
8시 타이레놀 … 등으로
약사 엄마의 마무리 한마디
약을 먹이는 것도 어렵지만, 그 후의 케어도 정말 중요하죠.
저도 육아하면서 약사로서 알고 있던 이론이 현실 속에서는 얼마나 다르게 적용되는지 많이 느껴요.
아이에게 “약은 나를 도와주는 친구야”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,
그리고 약 복용 후에도 세심하게 챙기는 습관이
아이의 건강과 약 효과에 큰 차이를 만든답니다.
오늘도 아픈 아이 돌보느라 고생하신 모든 부모님들,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.
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