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기에게 약을 먹이고 나면 한숨 돌리기도 전에, 갑자기 토해버리는 일이 종종 있어요.
특히 돌 전후의 아이들은 위가 아직 예민하고, 맛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, 울다 토하는 경우도 많죠.
이럴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, "이거… 다시 먹여야 하나?" 하는 고민일 거예요.
저도 같은 엄마로서, 그리고 약사로서 이런 질문 정말 많이 받아요. 그래서 오늘은 아기가 약을 토했을 때 다시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팁들을 정리해드릴게요.
1. 핵심은 ‘언제’ 토했는지!
약을 토한 시점에 따라 약물이 흡수됐는지를 추정할 수 있어요.
이게 복용 여부 판단의 첫 번째 기준입니다.
① 약 복용 후 5~10분 이내에 토한 경우
→ 이 경우는 약이 위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요.
→ 대부분 다시 먹여도 괜찮습니다.
→ 단, 같은 양을 다시 먹일 때에는 아이가 토사물 속에 약 알갱이나 시럽을 토한 게 확실할 경우에만요.
② 약 복용 후 30분 이상 지나서 토한 경우
→ 일반적으로 이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약물이 대부분 흡수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.
→ 이 경우엔 다시 먹이지 않아도 됩니다.
③ 10~30분 사이의 애매한 경우
→ 아이의 상태, 약의 종류에 따라 판단이 필요해요.
→ 가능한 경우라면, 전문가 상담 후 결정하는 걸 추천드려요.
2. 약의 종류도 중요해요
모든 약이 똑같이 흡수되는 건 아니에요.
약의 종류에 따라 복용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요.
시럽약 vs 정제약
시럽약은 비교적 위에서 빠르게 흡수됩니다.
정제는 시간이 더 걸리므로, 토한 시점에 따라 흡수 정도가 더 불확실할 수 있어요.
일반 해열제/항생제
다시 복용해도 괜찮은 경우가 많아요.
특히 해열제는 아이의 열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, 열이 계속 오를 경우 재복용이 필요할 수 있어요.
고용량 약물/특수 약물 (예: 항경련제, 호르몬제 등)
이런 약들은 절대 임의로 다시 먹이지 마세요.
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 후 복용 여부 결정하셔야 해요.
3. 약 먹고 자꾸 토하는 아이, 어떻게 할까?
토하는 이유는 단순히 약 때문이 아닐 수 있어요.
아이의 컨디션, 위장 상태, 울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죠.
약 먹이기 전 꿀팁
약 복용 전 10~15분 정도 금식해보세요.
(공복이 아니어도, 직후에 우유나 이유식을 먹이지 않는 게 좋아요.)
약 먹인 후에는 바로 눕히지 않기!
기도를 자극하거나 구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요.
4.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, 엄마의 직감도 중요해요
약을 다시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,
엄마로서는 언제나 "혹시 과하게 복용되진 않을까?",
"다시 안 먹이면 효과 없을까?" 고민이 되죠.
그럴 땐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.
한두 번 정도 약을 다시 복용한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드뭅니다.
다만 반복되는 경우에는 전문가 상담을 꼭 받아보는 걸 권장드려요.
5. 약사 엄마의 마지막 한마디
저도 아이가 열 날 때 약을 토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.
"다시 먹이자니 걱정되고, 그냥 두자니 더 걱정되고…"
그런 엄마의 마음, 너무 잘 압니다.
하지만 기준을 알고 나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어요.
✔️ 복용 후 5~10분 이내면 다시 먹이는 걸 고려하고,
✔️ 30분 이상이면 대부분 괜찮다.
✔️ 애매하거나 걱정된다면 꼭 전문가에게 확인하자.
우리 모두 완벽하진 않아도,
최선을 다하는 엄마니까요.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