초보 약사의 약 이야기

[신약 시리즈 -3-]호르몬 없이 갱년기 안면홍조를 치료한다?

Alex713 2025. 4. 13. 21:56

미국 FDA 승인 신약 Veozah (fezolinetant) 완전 정리


갱년기 증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안면홍조(hot flashes)와 야간 발한(night sweats)입니다.
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치료가 에스트로겐 기반 호르몬 대체요법(HRT)에 의존해 왔지만,
2023년 미국 FDA에서 최초로 비호르몬 치료제인 Veozah (성분명: fezolinetant)를 승인하면서
폐경기 여성들의 치료 옵션이 한 단계 진화하게 되었습니다.




1. Veozah는 어떤 약인가요?

Veozah는 미국 Astellas사에서 개발한 경구용 NK3 수용체 길항제입니다.
기존 호르몬 요법(HRT)에 의존하지 않고, 뇌 신경 경로를 조절하여
안면홍조와 야간 발한을 완화하는 최초의 비호르몬 치료제로,
2023년 5월 미국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습니다.

적응증 (FDA 기준): 폐경기 여성의 중등도~중증 안면홍조 치료

복용 방법: 1일 1회, 45mg 경구 복용

효능 발현 시점: 1주차부터 증상 완화 시작, 12주 시점에 최대 효과






2. 작용 기전 – NK3 수용체 길항제란?

갱년기 증상은 단순히 여성호르몬 감소 때문만은 아닙니다.
체온을 조절하는 시상하부(hypothalamus)가 민감해지면서
작은 체온 변화에도 열감이나 발한이 과하게 나타나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.

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Neurokinin B (NKB)와 NK3 수용체입니다.

폐경기 이후, NKB가 과활성화되면 시상하부가 과민 반응
열감, 발한 등 증상이 유발됨

Fezolinetant는 NK3 수용체를 차단하여
이 과민 반응을 진정시키는 역할
을 합니다.


즉, 에스트로겐 없이 뇌에서 직접 증상의 원인을 제어하는 기전인 것이죠.





3. 임상 결과 요약

Fezolinetant는 SKYLIGHT 1 & 2라는 두 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습니다.

열감 빈도 및 강도:

복용 1주부터 유의미한 감소 시작

12주 후 열감 빈도 평균 60% 감소


수면의 질:

야간 발한 감소로 인해 수면 관련 삶의 질도 개선



지속 효과:

최대 52주까지 장기 복용 시 효과 유지 및 안전성 확인







4. 부작용 및 주의사항

흔한 부작용

복통, 설사, 불면, 피로감

간 수치 상승 (ALT/AST)

→ 대부분 경미하지만, 간독성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 필요


간 기능 관련 주의

중등도 이상의 간질환 환자는 사용을 피해야 하며,
치료 전/중/후로 간 기능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합니다.





5. 대사 경로 및 약물 상호작용

Veozah는 CYP1A2 효소에 의해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,
이 효소에 영향을 주는 약물과 함께 복용 시 약효가 변할 수 있습니다.

CYP1A2 억제제:

예: ciprofloxacin, fluvoxamine 등

혈중 농도 ↑, 부작용 위험 증가


CYP1A2 유도제:

예: 흡연, carbamazepine, omeprazole 등

약효 감소



흡연자의 경우 약물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.




6. 누구에게 적합한가요?

Veozah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:

호르몬 대체요법이 불가능하거나 꺼려지는 분
(예: 유방암 병력, 혈전증 위험이 높은 분)

호르몬 복용으로 부작용을 겪었던 분

단순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는 증상 조절이 어려운 분






7. 국내 도입은?

2024년 기준, Veozah는 미국에서만 시판 중이며,
한국에서는 아직 허가 및 유통되지 않았습니다.
하지만 비호르몬 계열 갱년기 치료제라는 점에서
향후 국내 도입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며,
해외 직구나 원정 진료 등을 고려하는 환자들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.





마무리하며

Veozah는 기존 갱년기 치료의 한계를 극복한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신약입니다.
호르몬 없이도 안면홍조와 야간 발한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
앞으로 많은 여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.

약사로서 환자분들이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, 더 안전하게 관리받을 수 있는
환경이 빨리 한국에도 마련되길 기대합니다.